13일 조선대 치대강당 “제2회 블랙콘서트”
‘세월호 침몰사고 1주기’ 추모 ... “시낭송과 함께 하는 작은 음악회”


‘세월호 침몰사고 1주기’를 추모하며, <시낭송과 함께 하는 작은 음악회> 제2회 블랙콘서트가 오는 13일 저녁 7시에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1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추모콘서트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희생자와 유족의 슬픔에 동참하였던 조선대 치과대학 김수관 교수를 주축으로 나눔문학 서호준 대표를 비롯한 김을현 시인 박애정, 이소라 시낭송가 등 함께 하는 사람들이 뜻을 모았다.

행사를 주최하는 (사)자평의 김수관 교수는 “행사의 취지를 한마디로 말하면 잊지 말자, 아픔을 되새기자는 의미보다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두 번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사고가 잃어나지 않기를 비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블랙콘서트를 기획한 김을현 시인은 “이번 제2회 블랙콘서트의 주제는 ‘길’이다”면서“ 이번 행사의 모티브는 유태환 화백의 <길>시리즈였는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여는 기억의 길에는 기쁨도 아픔도 있지만 결국 모든 것이 하나이며 우리 모두가 안고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호준(나눔문학 발행인) 대표는 “모든 프로그램이 자원봉사와 재능기부로 구성된 만큼 구성원 하나하나의 어울림이 맹골수역에 이르러 희생자를 기억하는 산자의 울림이 될 것”이라며, “행사에 참여하는 이소라 낭송가, 김솜샤넬 어린이 등, 수많은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관혼상제는 공동체와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하여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의 슬픔에 동참하며,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를 표해야겠다.


<제2회 블랙콘서트2015> 시낭송과 작은 음악회

“원맨 - 사람은 하나다”

세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뚜렷한 길이 있습니다. 바로 기억속의 길입니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길, 2014년 4월 17일, 우리들에게는 공통의 슬픔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두 번 다시는 그러한 슬픔이 생기지 않기를 빌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생각합니다. 어떤 말로도 표현 못할, 이 아픔을 넘어설 수 있는 길은 ‘서로 사랑하는 길’밖에 없음을 압니다.

한사람으로 인하여 세상이 생겼습니다. 한사람의 생명이, 한사람의 기억이 소중합니다. 사랑도 오직 한사람입니다. 한사람이란 우리 모두, 지구촌 모두가 한사람이라고 믿으며, 오늘 제2회 블랙콘서트를 시작합니다.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위로받기를 원합니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블랙콘서트 일동>

일시: 2015.4.13.(월) 저녁7시 ~ 8시 30분.
장소: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1층 대강당
주최: (사) 자평봉사단
주관: 문학인협동조합
함께하는 사람들: 나눔문학/유태환 화실/일곡병원/광주시협/반달회/색동회/박선영웨딩/세계활인도연맹/젊은기획/현대기획/adrf광주전남지회/천년다원/힐링포엠/시와바람모꼬지/우케랑 여약사랑/우리함께협동조합/한국그림책문화협회/테마플라워/사랑가족봉사단/교육연합뉴스

-오프닝 연주-
‣사단법인 자평봉사단 밴드
Home (Michael Buble) Tonight (권순관) 사랑하는 그대여 (신용재)

-오프닝-
‣식전행사(묵념) - 사회 김을현 시인

행사를 주최 (사)자평의 김수관 교수

‣인사말 - 김수관 교수(사)자평 이사장
- 서호준 대표(나눔문학)

초대 손님 인사(애송시 낭독)
‣오소후 시인 - 나의 시(자작시 낭독)
‣임형택 교수 - 수선화에게(정호승 시)
‣유태환 화백 - 나 하나 꽃 피어(조동화 시)
‣박상웅 대표 - 약해지지마(시바타 도요 시)
‣노미숙 회장 - 노미숙의 그림책이야기

-프로그램1-
‣이소라 낭송가 -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이기철 시)
‣임수연 낭송가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 시)
‣박애정 낭송가 -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함민복 시)
‣특별출연 김솜샤넬 대성초3년 (미운바다 자작시낭송)

즉석 시낭송(참가자)
‣담쟁이(도종환 시인) - 김효순 시인낭독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시인)

-프로그램2-
‣조우상 플로티스트 - ‘천개의 바람’ 팬플룻연주
‣김철수 성악가 - 푸니쿨리 푸니쿨라
‣조단우리가락연구회 - 진도아리랑
‣박애정 우쿨렐레연주 - 사랑해(합창)

-엔딩 연주-
‣우케랑 여약사랑
잊지 않을게 (윤민석) 홀로아리랑 vs 아리랑 (정인봉 편곡) 뭉게구름 (정인봉 편곡)

-봉사활동-

-찻자리봉사 <천년다원>
-사진/영상/기록 <문학인협동조합>

-이벤트-
‣책 나누기 행사
1. 참가자는 모두 책 한권씩 지참, 덕담을 써서 나누고 서로 책 바꿔가기
2. 동화책은 ADRF·아프리카아시아난민교육후원회를 통하여 세계희망교실에 전달됩니다.

김솜샤넬(대성초).

<미운바다 -김솜샤넬(대성초 3학년) / 자작시 낭송>

화물도 타고 사람도 타고
뒤뚱뒤뚱 얼마나 무거웠겠어요
키는 63빌딩 높이만 한데
캄캄한 바다에서
어떻게 사람을 찾겠어요
언니오빠들이 불쌍해요
얼마나 얼마나 무서웠을까
미워해선 안 될 바다가
미워집니다.

박애정 낭송가

<숨 쉬기도 미안한 사월 - 함민복 시 / 박애정 낭송>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 쉬기도 미안한 사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시 / 임수연 낭송>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알았습니다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소라 낭송가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시 / 이소라 낭송>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담쟁이 - 도종환 시>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데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나 한 꽃 피어 - 조동화 시 >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수선화에게 - 정호승 시 >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약해지지마 - 시바타 도요 시>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마

교육연합뉴스김을현기자 psw4488@naver.com        교육연합뉴스김을현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