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철∥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前 광주학생교육원장

광주 표준점수와 등급별 비율 등이 전국 평균수준을 크게 웃돈다’ ‘학생들의 학력은 여전히 전국 최상위권이다’

광주시의회 모 의원의 질문에 대한 시교육청 관계자의 답변이다.(광주일보 3월 25일 내용) 광주시교육청 관계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같은 답변을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광주 학생들의 학력실상을 알면서도 이 같은 답을 했다면 시민이나 학부모를 속이는 것이요 모르고 했다면 무능하다.

‘표준점수와 등급별 비율 등이 전국 평균수준을 크게 웃돈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자랑할 일은 아니다. 과거 교육감시절(2010년)에는 수능 1등급 비율이 영역별로 서울과 1,2위를 다투는 전국 최고 수준(언어1위, 수리‘가’2위, 수리‘나’1위, 외국어2위)이었는데 2015년 수능에서는 국어A 공동4위, 국어B 5위, 수학A 3위, 수학B 공동4위, 영어 공동 2위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수능 1,2등급 비율도 2015년엔 2014년에 비해 수학B만 3위(2014년)에서 2위로 상승하고 나머지 4개영역(영어, 수학A, 국어A, 국어B)은 2014년 2. 3위에서 3, 4위로 하락했다. 2015년 수능성적을 전국 17개 시·도와 비교하면 중상위수준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과거 교육감시절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했고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년 수능성적이 발표되면 각종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하는 ‘광주 수능 성적 전국 1위’, ‘광주학생들의 성적 여전히 전국 최 상위권’이라는 말은 수능 표준점수평균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수능 1등급, 1,2등급과는 무관한 것이다. 각종 언론이나 방송은 교육청이 제공하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보도해서는 안된다. 앞으로는 ‘수능성적 최고’라는 보도는 하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교육청 관계자나 교육감도 수능성적이 최상위라는 말은 삼가했으면 한다. 2015년 수능표준점수 평균이 전국 2위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능 표준점수 평균은 과거 교육감 시절부터 계속 1, 2위를 해온 성적이기 때문에 자랑 할 일은 아니다. 누가 교육감을 하던 수능표준점수평균은 전국 최상위를 유지 할 것이기 때문이다.
광주고등학생들의 수능 표준점수평균이 높은 것은 광주는 타 시·도에 비해 사립 고등학교 비율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광주고교생들의 학력이 높았던 것은 사립학교의 공이 컸고 현재도 수능 표준점수평균이 과거의 성적을 유지하는 요인은 사립 고등학교 때문임을 알아야한다. 그러나 이제는 사립 고등학교가 아무리 열심히 학생을 가르쳐도 수능이나 대입시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게 되어 있고 앞으로는 계속 성적이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광주 중학생들의 학력이 교과에 따라서는 17개 시·도에서 16위(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2014년 보통학력 이상비율의 국어성적)를 하고 있으며 나머지 교과도 전국 10위를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신 성적 상위 30% 광주 우수 중학생들이 타 시·도로 진학(2012년 194명, 2013년 184명, 2014년 230명, 2015년 241명)하고 있으며, 매년 1100명 이상의 광주중학생들이 타 시·도로 진학이나 전학을 갔다. 광주시교육감이나 담당자들은 광주학생들의 성적이 전국 평균수준을 크게 웃돌고, 여전히 전국 최상위 수준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한다.

광주 시민이나 학부모들은 이제는 광주학생들의 학력이 걱정할 정도로 떨어졌고 고등학교에 진학할 중 3 학부모들은 광주시내 고등학교 진학을 꺼리고 있다. 광주에는 타 시·도에 있는 자사고나 외국어고 같은 특목고가 없기 때문에 우수 중학생들의 시외유출이 높아지고 특히 현 교육감의 평등사상에 의한 고교 평준화는 고교 경쟁력의 약화의 요인이 되고 있으며 혁신학교의 확대 또한 광주학생들의 학력저하의 요인이 됨을 알아야한다.

2015년 국가수준성취도평가결과 광주시내 13개 혁신중학교의 학교(학력)향상도가 마이너스(-)를 보이는 것은 큰 문제다. 중학교 3학년 성적이 초등학교 6학년성적(중학교 1학년 입학 당시성적)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중학생의 성적이 높아야 고등학교 성적이 높아질 텐데 현재 광주 중학생들의 성적은 전국17개 시·도와 비교해 볼 때 보통학력 이상비율이 10위 이하이고 2015년 기초학력 미달비율은 국어1위, 수학3위, 영어 2위로 기초하력미달 학생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광주시교육감이나 광주교육청관계자는 ‘광주고등학교 학교향상도가 전국 최상위다‘는 말도 자주 한다. 이도 맞는 말이다. 광주고등학교 학교 향상도가 최상위임은 틀림없다. 현교육감이 당선된 후 고등학교 5년간 학교 향상도는 광주가 56.5%(2014년엔 76.0%)로 17개 시·도와 비교할 때 월등히 그 비율이 높다. 2위는 대전 39.7%에 이어 나머지 시·도는 전부가 20%미만이다. 왜 광주만 비율이 월등히 높은가를 교육감은 알아야한다.

이유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중학생들의 학력이 너무 낮기 때문인 것이다. 현재 광주시 중학생들의 성적은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그 이유는 교육청의 교교 평준화와 자사고나 외고같은 특목고가 없어 우수 중학생들이 시외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감이나 교육청관계자는 학교향상도1위는 자랑할 일이 아니고 오히려 부끄러워 해야 할 일임을 알고 그 대책을 세워야한다.

전국 각 시·도에 있는 자사고나 특목고학생들의 수능 1등급, 1.2등급 비율이 높고, 우수대학교 합격생의 다수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광주학생들의 학력을 높여 광주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광주 우수중학생의 시외 유출은 반드시 막아야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고교배정방식에 선지원 비율을 60%까지 높여 우수중학생들의 고교 선택권을 주고 그 결과 고등학교 경쟁력을 살려줘야 한다. 또 자사고를 부활시키고 외국어고나 공립 국제고를 설립해야하며, 혁신학교 확대를 지양하고, 정시대비를 통한 수시대비에 관심을 두어야한다.

교육감의 평등사상에 의해 자사고가 폐쇄되고, 외고설립이 무산되고, 고교평준화가 추진되고, 대입 수시대비에만 올인하고, 혁신학교를 확대하다가는 광주학생들의 학력은 점점 낮아지고 우수학생들은 사라지게 되며 현재까지 어렵게 유지해온 수능 표준점수평균 1, 2위도 3, 4위로 하락하게 될 수도 있음을 예상해야한다.

광주에서 학생을 가르쳤던, 현재 학생을 가르치는 교직자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하고 학부모들이 자녀의 미래를 위해 믿고 보낼 수 있는 광주교육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되기를 바란다.

교육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