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들에게 봄의 햇살을 |
| 2014. 03.18(화) 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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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에게 봄의 햇살을
-함평교육지원청교육지원과장 박찬주-
외딴 시골 마을 교회 바로 옆에 깔끔하게 지어진 단층집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스물 대여섯 명 쯤 되는 아이들이 밝고 해맑은 미소로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한다. 모두가 생기 가득한 얼굴로 형제자매처럼 삼삼오오 모여 앉아 공부에 열중해 있다. 이들 옆에서 자리를 지키던 목사님 부부가 반갑게 맞이해 준다. 안 쪽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공부하는 아이들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불우한 가정환경이지만 구김살 없이 밝고 성적도 최 상위권에 속한다고 자랑한다.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기 때문에 저녁 식사는 물론 간식도 챙겨주고 귀가할 때는 승용차로 집에까지 데려다준다고 한다. 아이들을 보내고 집에 들어오는 길은 힘들지만 그들에게 꿈을 줄 수 있어 행복하고, 대학을 진학한 선배들은 방학이 되면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준다고 강조한다. 농산어촌 면 단위에 한 개꼴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의 모습이다.
필자가 방문했던 지역아동센터 대부분은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야학당처럼 직접 영어를 가르쳐주는 곳도 있고, 보컬 밴드를 운영하며 취미활동을 도와주는 곳도 있다. 가정 파탄으로 부모의 사랑이 결핍되어 따뜻한 엄마 품이 그리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라는 어느 사회복지사가 고마울 뿐이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조손가정이나 한 부모 가정과 같은 소외계층으로 대부분 가정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사회복지사나 목사님처럼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부모나 사회로부터 받은 상처를 달래고 미래의 행복을 만들어 간다.
그래서 학교 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이곳으로 와 음악이나 미술활동 같은 학교 밖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저녁식사도 한 끼 해결한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고 나면 자연부락 단위로 떨어져 있어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센터 직원들이 승용차로 집에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
지역아동센터야말로 이들에게는 최고의 공부방이고 안식처이며, 학부모들로서는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겨둘 수 있어 이보다 더 고마울 수가 없다. 게다가 동네 친구나 선후배가 혼성으로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학생 수가 적고 성 비율이 불균등한 농산어촌지역 학교의 특성상 청소년의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곳이고, 어려움을 나누는 끈끈한 정의 문화가 배인 곳이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는 인성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한 아이들 대부분은 유치원부터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돌봄을 받기 때문에 개인적 특성과 가정환경은 물론 성장과정의 세세한 자료를 가지고 있어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중요한 정보처 역할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아동센터들은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지역아동센터중앙지원단이 공동으로 발간한「전국 지역아동센터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6월을 기준으로 광주가 278개 센터에 8,096명이 이용하고, 전남은 392개 센터에서 10,753명의 아동들이 돌봄을 받았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1개 센터에 지원하는 예산은 연간 평균 3천4백여만 원으로 인건비와 교통비를 충당하고 나면 운영비가 부족하다. 간헐적으로 후원을 받는 곳도 있지만 미미한 편이고 간식비를 포함한 급식비 역시 광주가 3,498원이고 전남은 2,583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센터 운영자들은 충분한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아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까워한다.
최근 들어 범정부 차원의 통합 돌봄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보건복지부나 지자체가 재정 지원을 확대하여 보다 많은 선별적 복지 혜택을 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부모와 가정을 선택할 수 없는 운명적 불공정을 보완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이 학교와 가정과 사회의 연계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면 교육기관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행·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지역아동센터를 학교 밖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마을 공부방쯤으로 간주하여 방관하기에는 그곳을 이용하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적 보살핌의 가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제 3월의 새 학기가 시작된다. 이 아이들도 보통의 아이들처럼 행복할 권리를 갖고 성공한 삶에 대한 더 큰 희망을 품도록 따사로운 봄의 햇살이 비추기를 기대해 본다.
-함평교육지원청교육지원과장 박찬주-
외딴 시골 마을 교회 바로 옆에 깔끔하게 지어진 단층집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스물 대여섯 명 쯤 되는 아이들이 밝고 해맑은 미소로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한다. 모두가 생기 가득한 얼굴로 형제자매처럼 삼삼오오 모여 앉아 공부에 열중해 있다. 이들 옆에서 자리를 지키던 목사님 부부가 반갑게 맞이해 준다. 안 쪽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공부하는 아이들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불우한 가정환경이지만 구김살 없이 밝고 성적도 최 상위권에 속한다고 자랑한다.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기 때문에 저녁 식사는 물론 간식도 챙겨주고 귀가할 때는 승용차로 집에까지 데려다준다고 한다. 아이들을 보내고 집에 들어오는 길은 힘들지만 그들에게 꿈을 줄 수 있어 행복하고, 대학을 진학한 선배들은 방학이 되면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준다고 강조한다. 농산어촌 면 단위에 한 개꼴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의 모습이다.
필자가 방문했던 지역아동센터 대부분은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야학당처럼 직접 영어를 가르쳐주는 곳도 있고, 보컬 밴드를 운영하며 취미활동을 도와주는 곳도 있다. 가정 파탄으로 부모의 사랑이 결핍되어 따뜻한 엄마 품이 그리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라는 어느 사회복지사가 고마울 뿐이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조손가정이나 한 부모 가정과 같은 소외계층으로 대부분 가정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사회복지사나 목사님처럼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부모나 사회로부터 받은 상처를 달래고 미래의 행복을 만들어 간다.
그래서 학교 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이곳으로 와 음악이나 미술활동 같은 학교 밖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저녁식사도 한 끼 해결한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고 나면 자연부락 단위로 떨어져 있어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센터 직원들이 승용차로 집에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
지역아동센터야말로 이들에게는 최고의 공부방이고 안식처이며, 학부모들로서는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겨둘 수 있어 이보다 더 고마울 수가 없다. 게다가 동네 친구나 선후배가 혼성으로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학생 수가 적고 성 비율이 불균등한 농산어촌지역 학교의 특성상 청소년의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곳이고, 어려움을 나누는 끈끈한 정의 문화가 배인 곳이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는 인성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한 아이들 대부분은 유치원부터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돌봄을 받기 때문에 개인적 특성과 가정환경은 물론 성장과정의 세세한 자료를 가지고 있어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중요한 정보처 역할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아동센터들은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지역아동센터중앙지원단이 공동으로 발간한「전국 지역아동센터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6월을 기준으로 광주가 278개 센터에 8,096명이 이용하고, 전남은 392개 센터에서 10,753명의 아동들이 돌봄을 받았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1개 센터에 지원하는 예산은 연간 평균 3천4백여만 원으로 인건비와 교통비를 충당하고 나면 운영비가 부족하다. 간헐적으로 후원을 받는 곳도 있지만 미미한 편이고 간식비를 포함한 급식비 역시 광주가 3,498원이고 전남은 2,583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센터 운영자들은 충분한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아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까워한다.
최근 들어 범정부 차원의 통합 돌봄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보건복지부나 지자체가 재정 지원을 확대하여 보다 많은 선별적 복지 혜택을 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부모와 가정을 선택할 수 없는 운명적 불공정을 보완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이 학교와 가정과 사회의 연계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면 교육기관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행·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지역아동센터를 학교 밖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마을 공부방쯤으로 간주하여 방관하기에는 그곳을 이용하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적 보살핌의 가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제 3월의 새 학기가 시작된다. 이 아이들도 보통의 아이들처럼 행복할 권리를 갖고 성공한 삶에 대한 더 큰 희망을 품도록 따사로운 봄의 햇살이 비추기를 기대해 본다.
교육연합뉴스박상웅기자 psw4488@naver.com 교육연합뉴스박상웅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