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육감 "누리과정 책임 교육청에 전가…재정악화 우려"
누리과정 의무지출경비로 지정... 각 교육청은 예산의 10% 편성
학생 수에 따라 교부금 차등 지원…환영·반대 입장 엇갈려
장휘국교육감협의회장 "추가 재정지원하거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 상향해야"

정부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하기로 한데 대해 시·도 교육감들이 "지방교육재정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5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누리과정 등 주요 교육 서비스를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하고 교육청별 편성 결과를 공개하는 내용의 지방 교육재정 효율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대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임시총회를 갖고 "정부가 책임져야 할 보육 문제를 교육청에 떠넘기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열악한 교육청의 재정을 볼 때 추가 재정지원이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상향 조정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협의회는 누리과정이 의무지출경비로 지정되면, 각 교육청은 예산의 10%가량을 어린이집 무상보육을 위한 누리과정 예산으로 책정해야 되며, 다른 곳에 쓰게 되면 이듬해 예산 편성때 그만큼 지원받지 못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교부세 산정시 학생 수 비중을 높이기로 한데 대해서는 대도시와 농촌이 많은 도 단위 교육청의 입장이 대조적이었다.

학생 수가 많은 수도권 등 대도시 교육청은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상대적으로 학생 수가 적은 도 단위 교육청들은 교육의 질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교부금 배분 기준을 학교 수로 요구하고, 농산어촌의 학교가 폐교가 되는 것을 막고자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사업을 해온 강원도교육청은 지방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보고 있다.

전남교육청과 전북교육청은 대도시나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역에 대한 편중이 심화하고, 반대 지역은 결국 교육의 질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원교육청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강원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 결과를 도민들에게 상세하게 알려나가는 등 불이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특정 사업에 대한 예산을 의무편성토록 하는 규칙개정은 지방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가 될 수 있으며, 교육교부금 교부에서 학생 수 비율 확대와 소규모 학교 통폐합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은 농산어촌 교육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작은 학교를 고사시키겠다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학생 수 감소를 예산의 축소라는 측면에서 볼 것이 아니라 선진국의 교육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장휘국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은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하면 재정이 완전히 파탄될 우려가 있다"며 "시·도교육청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전국 시·도 교육감협의회는 오는 29일 제주에서 회의를 열어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교육연합뉴스 박상웅기자 psw4488@naver.com        교육연합뉴스 박상웅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