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시간,공간,사람 탐구"
연수 첫날 저녁 강의를 시작하며 주철희 박사님이 참가자에게 제시한 질문과 의견이었습니다.
1박2일 남도민주평화길 광양연수를 뒤돌아보니
함께 둘러본 시간과 공간, 만났던 사람, 모두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연둣빛 광양 땅 산천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분단이 남긴 비극은 백운산 자락과 광양 땅 여기저기에 깊게 패어있었습니다.
여순항쟁이 발생한 뒤 경찰이 벌인 민간인 학살현장인 반송장이 고개에 도착해 설명을 들으며 주위를 둘러보니 어디에도 안내판 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정비공장과 아파트가 들어선 이곳이 학살의 현장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기억하지 않은 역사, 청산하지 못한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교훈을 되새기며 국가가 저지른 학살과 폭력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동학농민혁명에서 항일 의병 전쟁을 거쳐 여순항쟁까지, 광양에서 벌어진 피어린 역사를 찾아다닌 장소를 다시 살펴봅니다.
유당공원, 매천 황현 생가, 황순모 선봉대장, 황병학 의병장 기념비, 광양서초등학교, 광양경찰서터, 백운산지구전몰장병위령비, 백운산 희생자 정령 비와 전남도당 연병장, 답사 현장 한 곳 한 곳이 잘못 배운 우리 근현대사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생생한 역사교육 현장이었습니다.

남도민주평화길 광양연수를 위해 두 달 전부터 준비하고 안내를 맡아주신 이은철 선생님, 허미혜 선생님, 김영옥 선생님, 그리고 박발진 대표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선생님들 헌신 덕분에 광양 지역사를 처음으로 제대로 배우고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첫날 특강과 둘째 날 광양지역 여순항쟁 현장을 안내하고 해설해주신 주철희 선생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연수를 마치는 자리에서 " 잘못된 역사를 바꾸기 위해서는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고 하셨지요.
여순항쟁을 짓밟고 만든 '국가보안법' , 74년 동안 이 땅의 자유와 민주와 통일을 가로막아온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이어가려 합니다.

끝으로 지난 3년 동안 주말과 휴일 없이 전남 시군지역을 누비며 남도평화길 연수를 기획하고 추진해오시는 전남도교육연수원 정성일 연구사님께 특별히 감사 인사드립니다.
작년 기회가 있어 여순항쟁 연수에 참여하고 돌아와 충북지역에서도 남도민주평화길 연수 같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습니다.

올해 충북교육정책연구소로 발령받고 '지역화 교육과정' 연구 업무를 맡고서 이 연수에 참여해서 현장경험과 추진과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실무적인 어려움이 많을 텐데 귀한 연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연수에서 만난 여러 선생님께서 전해주신 헌신과 배려가 저에게는 가장 큰 감동이었습니다. 남도민주평화길 연수 덕분에 힘든 시기를 건너는 용기와 희망을 가집니다.
고맙습니다.

교육연합뉴스 psw44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