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역사∙문화도시 나주시..."역사문화 탐방 할 수 없어요" 전라도 2대 조창 영산창 터 ‘방치’…“찾아가기도 어려워” |
| 2022. 07.04(월) 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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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기자/psw4488@naver.com
【나주=교육연합뉴스】이영지기자= 전라남도 나주시는 고대 마한의 역사부터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까지 대한민국 호남의 중심지로서 역사∙문화의 보고(寶庫)의 산실로 알려진 고장이다.
그러나 역사∙문화도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최근 나주시 곳곳의 역사문화 유적지는 운영이 중단되거나, 공사 중이거나, 방치된 곳이 많아 기대를 품고 나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일례로 나주시 삼영동 택촌마을 뒤편 구릉에 있는 옛 영산창은 성터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어 주민들은 영산창 성벽 복원 및 문화재 발굴조사, 탐방로 조성 등을 원하고 있지만 시의 관심이 부족하고,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영산포역사갤러리의 자료에 따르면 영산창은 전라도 2대 조창으로 고려시대부터 설치되었고, 이곳의 세곡은 서울 경창(京倉)으로 운송되었다. 영산창에는 나주‧순천 등 17읍의 세곡을 모아 보관하였고, 800석을 실을 수 있는 조운선이 53척이나 있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또한 현장에 가보면 영산창 터가 있는 구릉에는 이름 모를 풀꽃들이 가득하고 아름다운 영산강과 가야산의 풍경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영산창 터를 탐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마을 입구에 있는 표지석 외에 길 안내판이 없고 마을 이장을 만나야만 그 위치를 알 수 있다. 운이 좋아 이장의 안내를 받아 영산창 터에 가더라도 길이 조성돼 있지 않아 찾는 이는 풀독이 오르거나 심지어 뱀에 물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
비교적 잘 알려진 나주 영산포 쿠로즈미 가옥도 마찬가지다. 이 가옥은 일제강점기 나주지역에서 가장 큰 지주였던 쿠로즈미 이타로가 살던 집으로 1930년대 일본의 농촌 주택의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물이다.
한때 나주시는 이곳의 역사적 가치를 나누기 위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역사교육의 공간으로 삼도록 운영했다. 하지만 해당 장소에 대한 운영 주체 및 활용방안 변경, 논의 중으로 현재 문은 잠겨 있고, 가옥은 거미줄이 생겨나고 있으며 잔디밭에서는 버섯이 피어나고 있다. 관광객들은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다.
나이 지긋한 나주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용했던 추억이 있는 옛 영산포역을 배경으로 조성된 철도공원. 이곳은 2004년 3월 역사가 철거된 후 현재 증기기관차 1량과 폐선을 이용한 레일바이크, 역사 플랫폼이 있다.영산포 철도공원은 어르신들에게는 광주로 통학하던 수단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수많은 물자 수탈과 물품 교류의 장소의 역할을 했던 곳으로 아이들과 역사 공부와 함께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나주시는 현재 영산포역사 문화체험전시관 조성사업을 진행 중으로 철도공원의 향후 활용도 및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레일바이크 운영 등이 중단되어 방학 및 휴가를 맞아 나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 밖에도 1910년 일제강점기 때 일제의 식민 통치를 위해 일본이 세운 구 나주경찰서는 일제강점기 민족 운동가들이 많은 고초를 겪은 곳으로 지금도 유치장의 시설이 남아 있다. 하지만 관광객이나 관람객을 위한 역사 공간으로 조성돼 있지 않아 밖에서 건물 형체만 보고 간다는 후문이다.
‘살기 좋은 행복 나주, 앞서가는 으뜸 나주’를 슬로건으로 민선 8기 나주시가 힘차게 출범했다.
지난 1일 취임식을 한 윤병태 나주시장은 민선 8기 대표 공약사업으로 ‘영산강 국가정원 조성’을 내세웠다. 윤 시장은 또 마한‧삼국‧고려‧조선시대를 관통하는 ‘역사∙문화 탐방길 관광 상품화’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지역자원을 활용해 문화‧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영산강 주변 및 나주 곳곳의 역사문화유적지는 역사 도시라 하기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기자가 만난 천년고도 역사∙문화도시 나주의 화려한 옛 명성의 회복을 기대하는 나주시민들과 관광객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그들은 민선 8기 나주시에 “시민이 행복하기 위해서, 으뜸 나주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현장에서 주민과 관광객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시정을 펼쳐 달라”고 외치고 있다.
남정민(가명, 50대)씨는 “외지인들에게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와 문화를 소개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진정한 역사∙문화도시라면, 공간조성과 내실을 빨리 다져야 한다. 그리고 선택과 집중, 우선순위를 잘 정해서 지금부터라도 역사적인 장소가 소리도 없이 유명무실하게 없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지금까지는 주민들이 요구하면 예산이 없다는 말만 들었는데 이젠 지겹다. 예산이 없으면 예산을 확보하든지, 역사∙문화도시를 외치지 말든지, 아니면 차라리 시민들과 전국에 있는 70만 출향민들이 십시일반 해서라도 가치 있는 역사적인 장소는 살려놓고 봐야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이 아니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나주=교육연합뉴스】이영지기자= 전라남도 나주시는 고대 마한의 역사부터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까지 대한민국 호남의 중심지로서 역사∙문화의 보고(寶庫)의 산실로 알려진 고장이다.
그러나 역사∙문화도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최근 나주시 곳곳의 역사문화 유적지는 운영이 중단되거나, 공사 중이거나, 방치된 곳이 많아 기대를 품고 나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일례로 나주시 삼영동 택촌마을 뒤편 구릉에 있는 옛 영산창은 성터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어 주민들은 영산창 성벽 복원 및 문화재 발굴조사, 탐방로 조성 등을 원하고 있지만 시의 관심이 부족하고,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영산포역사갤러리의 자료에 따르면 영산창은 전라도 2대 조창으로 고려시대부터 설치되었고, 이곳의 세곡은 서울 경창(京倉)으로 운송되었다. 영산창에는 나주‧순천 등 17읍의 세곡을 모아 보관하였고, 800석을 실을 수 있는 조운선이 53척이나 있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또한 현장에 가보면 영산창 터가 있는 구릉에는 이름 모를 풀꽃들이 가득하고 아름다운 영산강과 가야산의 풍경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영산창 터를 탐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마을 입구에 있는 표지석 외에 길 안내판이 없고 마을 이장을 만나야만 그 위치를 알 수 있다. 운이 좋아 이장의 안내를 받아 영산창 터에 가더라도 길이 조성돼 있지 않아 찾는 이는 풀독이 오르거나 심지어 뱀에 물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
비교적 잘 알려진 나주 영산포 쿠로즈미 가옥도 마찬가지다. 이 가옥은 일제강점기 나주지역에서 가장 큰 지주였던 쿠로즈미 이타로가 살던 집으로 1930년대 일본의 농촌 주택의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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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주시는 이곳의 역사적 가치를 나누기 위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역사교육의 공간으로 삼도록 운영했다. 하지만 해당 장소에 대한 운영 주체 및 활용방안 변경, 논의 중으로 현재 문은 잠겨 있고, 가옥은 거미줄이 생겨나고 있으며 잔디밭에서는 버섯이 피어나고 있다. 관광객들은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다.
나이 지긋한 나주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용했던 추억이 있는 옛 영산포역을 배경으로 조성된 철도공원. 이곳은 2004년 3월 역사가 철거된 후 현재 증기기관차 1량과 폐선을 이용한 레일바이크, 역사 플랫폼이 있다.영산포 철도공원은 어르신들에게는 광주로 통학하던 수단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수많은 물자 수탈과 물품 교류의 장소의 역할을 했던 곳으로 아이들과 역사 공부와 함께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나주시는 현재 영산포역사 문화체험전시관 조성사업을 진행 중으로 철도공원의 향후 활용도 및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레일바이크 운영 등이 중단되어 방학 및 휴가를 맞아 나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 밖에도 1910년 일제강점기 때 일제의 식민 통치를 위해 일본이 세운 구 나주경찰서는 일제강점기 민족 운동가들이 많은 고초를 겪은 곳으로 지금도 유치장의 시설이 남아 있다. 하지만 관광객이나 관람객을 위한 역사 공간으로 조성돼 있지 않아 밖에서 건물 형체만 보고 간다는 후문이다.
‘살기 좋은 행복 나주, 앞서가는 으뜸 나주’를 슬로건으로 민선 8기 나주시가 힘차게 출범했다.
지난 1일 취임식을 한 윤병태 나주시장은 민선 8기 대표 공약사업으로 ‘영산강 국가정원 조성’을 내세웠다. 윤 시장은 또 마한‧삼국‧고려‧조선시대를 관통하는 ‘역사∙문화 탐방길 관광 상품화’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지역자원을 활용해 문화‧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영산강 주변 및 나주 곳곳의 역사문화유적지는 역사 도시라 하기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기자가 만난 천년고도 역사∙문화도시 나주의 화려한 옛 명성의 회복을 기대하는 나주시민들과 관광객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그들은 민선 8기 나주시에 “시민이 행복하기 위해서, 으뜸 나주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현장에서 주민과 관광객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시정을 펼쳐 달라”고 외치고 있다.
남정민(가명, 50대)씨는 “외지인들에게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와 문화를 소개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진정한 역사∙문화도시라면, 공간조성과 내실을 빨리 다져야 한다. 그리고 선택과 집중, 우선순위를 잘 정해서 지금부터라도 역사적인 장소가 소리도 없이 유명무실하게 없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지금까지는 주민들이 요구하면 예산이 없다는 말만 들었는데 이젠 지겹다. 예산이 없으면 예산을 확보하든지, 역사∙문화도시를 외치지 말든지, 아니면 차라리 시민들과 전국에 있는 70만 출향민들이 십시일반 해서라도 가치 있는 역사적인 장소는 살려놓고 봐야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이 아니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교육연합뉴스 psw44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