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남 학교건물 70% 지진 ‘무방비’

국내 4년간 250건 발생…시설보강 절실
유기홍 의원 “내진 관련예산 우선 집행”

광주·전남지역 학교시설 10개 중 7개가 넘는 건물이 사실상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관악 갑)에 따르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학교 내진설계 적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내진설계 적용 학교건물은 전체 2만3,503동 중 31％인 6,821동에 그쳤다”고 밝혔다.

내진적용 시설비율을 전국으로 살펴보면 세종시가 67%로 가장 높았고 전북이 21%로 가장 낮았다. 세종시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의 내진적용 비율은 50% 이하로 대전·경북·광주 등 9개 지역은 30% 미만으로 집계됐다.

광주지역의 경우 전체 864동 가운데 219동만 내진설계가 적용됐고, 645동은 미적용됐다. 16동은 내진보강이 이뤄졌지만 629동은 방치돼 내진비율은 27％에 불과했다.

전남은 광주보다 더 열악했다. 전체 1,750동 가운데 402동만 내진설계가 적용됐고, 1,348동은 미적용됐다. 고작 18동만 내진보강이 이뤄지고 나머지 1,330동은 방치돼 내진비율은 광주보다 낮은 24％에 그쳤다.

교육부는 지난 2008년 5월 20일 쓰촨성 대지진 이후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학교건물을 대상으로 내진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에 따라 교육시설 내진 보강사업을 추진했다.

2009년 4월 교육부는 학교시설 내진설계 기준을 지진재해대책법 제14조와 지진재해대책법 시행령 제10조의 규정에 따라 ‘학교시설 내진설계 기준’을 제정·고시했다.

2009년 이후 신·증축되는 학교시설은 이 기준에 따른 내진설계 기준이 적용되며, ‘2014년 교육부 국가안전관리 집행계획’에 따라 내진 보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2010~2014년 5년간 내진보강을 한 학교시설은 17곳에 그쳤고, 그나마 교육부가 내진 보강사업을 독려한 지난해에는 단 두 곳만 보강을 했다.

전남교육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고작 13곳만 내진보강이 이뤄졌으며, 지난해에는 한 곳에 불과했다.

이처럼 광주·전남지역 내진비율이 각각 27％와 24％로, 세종시 67％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전국평균 31%보다 더 낮았다.
이에 따라 최근 증가하고 있는 국내 지진발생 추이를 감안하면 대형재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내진보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에서 지진발생 건수는 250차례에 이르고, 20년 전의 약 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홍 의원은 “지진이 발생하면 노후학교 시설로 인해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대형재난은 예방이 최선인 만큼 학생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내진시설 보강예산을 우선적으로 확보해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연합뉴스 박상웅기자 psw4488@naver.com        교육연합뉴스 박상웅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