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수) 18:31
조연주장학사...단기 국외연수를 다녀와서 |
| 2016. 07.14(목) 1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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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국외연수를 다녀와서...
전국의 어느 시도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전남만이 실시하는 교직원 국외연수를 다녀 온지 4개월이 지났다. 한마디로 꿈같은 시간이었다.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지만,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전에 다녀온 소감을 기록하고자 한다.
2015년 8월 23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로 교사 7명, 전문직 5명, 모두 12명은 6개월의 단기 국외연수를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선진국의 교육이론 및 교수 학습 방법 연구를 통한 교육력 제고와 현지 우수교육 현장 체험 및 외국문화 체험을 통한 글로벌 역량 강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저마다 연구 과제를 하나씩 가지고 출발했다. 본인은 미국의 차터스쿨의 우수 학교 견학을 통해 전남의 무지개학교 내실화 방안을 구안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연수는 어학과정 15주, 학교수업 참관 4주, 나머지 현지 적응 및 가을‧겨울방학 등 총 25주 동안 실시됐다. 2인 1가정 홈스테이를 통해 생활, 케네소 대학에서 영어 집중훈련, 애틀란타 풀톤카운티와 귀넷카운티에 있는 초‧중‧고등학교에서의 수업 참관 등이 주된 연수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연수 참여자들은 각자 개인적으로 주말과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여행을 통한 미국 문화와 현지 체험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느낀 소감을 몇 가지 소개 하겠다. 우선 학교 방문(조지아 애틀란타 귀넷, 풀톤 카운티 소재 공립 차터스쿨) 을 통해 배운 점은 첫째, 학교 교육의 엄격함과 공정함이다.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지역적 특성과 안정적인 가정환경이 작용한 탓인지 학생들은 엄격한 학교 규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 초등학생들도 교실이나 복도에서 뛰어다니거나, 소리를 지르는 학생을 찾아 볼 수 없으며, 교사가 지도하는 것을 철저히 따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둘째,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쉬는 시간이 4~5분으로 교실 이동 시간만 주어졌다. 학생이 개인행동을 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고, 화장실도 쉬는 시간에 가는 것이 아니라, 수업 중 교사의 허가증을 받고 가야만 했다. 점심시간 또한 철저한 교사의 지도 감독 하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교사는 하루 6시간 수업 중 5시간을 수업하고, 나머지 1시간만 수업설계를 위해 개인 시간이 주어 질 뿐, 출근하여 퇴근할 때 까지 학생들과 함께 했다.
셋째, 교사는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으며 자율권이 부여된 반면 책임을 강하게 요구 되었다. 학생 평가에 대한 자율권(시험문제에 대한 교장선생님의 결재 없이)이 주어지지만, 매년 6차례의 교사 평가를 통해 재계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평가 내용은 교사 수업과 학생의 학업성취도 결과가 반영되는데 애틀란타의 경우 교사 임용 5년 이내의 이직률이 44%에 이른다고 한다. 학생의 학업 성취도 결과가 교사평가에 반영되므로 학생 학력 향상을 위해 일과 전 혹은 방과 후에 무료로 학생 개인별 보충수업을 해준다. 우리나라의 일과 중 유료 보충수업과 많은 대조를 보이고 있었다.
넷째, 철저한 수준별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중학교는 기본반과 Tag(talented and gifted)로 반이 나뉘며, 영어와 수학과목에 한해서만 Advanced 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고등학교는 기본반, Honors, AP 반의 세 레벨이 있는데 수학‧과학‧예술 과목은 무학년으로 수준별 반편성이 이루어지지고 나머지 과목은 학년별로 반 편성이 이루어졌다.
AP(Advanced Placement)반은 고등학생이 고등학교에서 수강하는 대학학과목으로 우수한 고등학생에게 더 높은 학업의 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이다. 명문대학에서 학생 선발에 활용되며, 이 과정을 주관하는 기관은 College Board이고 시험은 5월에 치루어지는데 5점 만점에 3점 이상 받아야 하므로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부담을 많이 갖고 있었다.
이 외에도 학교 출입문의 엄격한 통제, 다문화 학생에 대한 전문 코디네이터, 교장‧교감선생님의 학생 생활기록부 관리, 초‧중‧고 학교생활기록부 연계, 학년별 전문상담사 배치, 모든 학교에 전담 경찰 배치(초‧중학교 1명, 고등학교 2명), 교사 와 교과의 특성에 맞는 교실 디자인,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춘 학교 방송국과 운동경기장, 활발한 방과후 활동(오케스트라, 밴드, 체육) 등 학생 중심의 교육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모두 충분한 예산 지원으로 교육에 투자하는 미국 정부와 주정부의 노력이 엿보였다.
다음으로 어학 연수를 위해 다녔던 케네소 대학에서 느낀 점이다. 케네소 대학은 애틀란타에서 세 번째로 큰 주립대학으로 변두리에 위치한 대학이다. 첫째, 수업하는 교수의 연령 제한이 없었다. 일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나이와 성별, 인종을 차별하지 않았다. 우리 수업에 들어오시는 분 중 76세의 선생님도 있었다.
둘째, 학생들이 하나같이 학업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케네소 대학은 중하위권 대학이라고 볼 수 있는데도, 일단 학교에 오면 공부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학교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미국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취업이 어려워 대학은 취업 준비를 위한 기관이었다.
셋째, 수업이 끝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비 내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일부 대학에서 볼 수 있는 술문화를 학교에서 찾아 볼 수가 없었고, 간편한 옷차림에 실용적이고 독립심이 강한 대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연수 기간 중 한국어 강좌를 수강한 학생과 결연을 맺어 잠시 한국어 튜터링을 했었다. 한국어 배우기에 열심이었고, 나보다 K-pop 가수와 노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한국에 와서 취업하고 싶어 하는 튜티를 보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주말과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현지 문화 체험과 프로그램에 없는 개인적 학교 방문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얘기하고자 한다. 첫째, 미국인의 대학에 대한 기부문화는 상상 초월이었다. 영하 14도의 낮은 기온과, 미시건 호수에서 불어오는 강풍으로 말로만 듣던 매서운 추위를 이기며, 지하철과 도보를 이용하여 찾아간 시카고 대학은 학교 건물 전체가 중세 유럽 고딕양식으로 거대한 궁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며 나를 압도했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강추위 속에 학교 도서관에서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들을 보면서 노벨상을 80여명 배출한 학교라는 위상을 엿볼 수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기부를 받기에 이렇게 좋은 환경의 학교를 만들 수 있을까? 궁금하여 찾아보니, 미국의 대학들은 엄청난 금액의 기부금을 받고 있었다. 한국은 4년제 대학교를 모두 합쳐도 5천억원에 그치는데 비해 단일 대학으로 하버드 대학은 2014년도 회계 1조2천580억 원을 기부 받았고 시카고대학은 2010년 회계연도 기준 $2억5천 불을 기부 받아 미국 대학 기부금 순위 20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또한 애틀란타에 있는 에모리대학은 미국에서 의과대학이 아주 유명하다. 학교 안에 있는 박물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고대 유물이 있었고, 특히 다량의 미이라(Mummy)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기원전 2,3천년 전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유물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하였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중남미 유물까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모든 유물이 대학 소유물이라는데 더 놀라웠고, 이는 기부자가 많기에 가능하다고 하니 미국의 기부문화가 부러울 수 밖에 없었다.
둘째, 한인 2‧3세에게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전하고,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한인학교들이 있었다. Thanksgiving Day 휴가 기간을 이용하여 뉴멕시코 앨버커키에 있는 한인학교를 방문했다. 해발 1,619m 고지대의 척박한 자연환경과 인구밀도가 매우 낮은 New Mexico Albuquerque라는 도시에서, 한인 약 2,000명인 이민자들은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기 위해 한글학교를 2002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었다. 수강자의 3/4은 직업을 구하기 위해 한글을 배우는 미국인(외국인)라고 했다. 이를 통해 세계 속에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었고, 한국의 문화를 사랑하고 유지 존속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인들의 생활상에서 현재 한국의 모습과 대조적인 면을 비추어볼 수 있었다. 한인회관 한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한글학교의 환경은 열악하고 자료가 빈약해서, 넘쳐나는 우리의 학습 자료와 학습도구를 제공해 줄 수 방법은 없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상부상조로 이민자들에게 힘이 되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애틀란타의 차터스쿨과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조지아주의 정 반대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 위치한 High Tech High 차터 스쿨을 방문했다. 5시간의 비행과 어청난 폭우를 가르며 2시간 운전하고 찾아가서, 하루 250$를 지불하고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견학한 High Tech High 차터 스쿨은 한마디로 Amazing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Charter School로 큰 화제가 되고 있으며 입학을 위한 높은 경쟁률과,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년 간 5천명의 방문객이 찾는 명성이 높은 차터 스쿨이었다.
2000년 The Gary and Jerri-Ann Jacobs High Tech School 학교를 인가 받아 현재 4개의 초등학교, 4개의 중학교, 5개의 고등학교, 1개의 대학원 과정(1년, 2년)을 운영하며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이유가 있었다. 모든 수업이 철저하게 Project Based Learning(PBL)이었다. 학생들을 무한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작품활동에 참여시킴으로써 자료를 찾고, 구성, 발표, 평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작품 출판, 포트폴리오 제작을 통한 학문영역을 높은 수준으로 내면화하고 표현하도록 했다.
또한,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는 미국사회 특성을 반영하여 다양성을 존중하고 통합을 강조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집 주소(Zip Code)를 기반 한 학생 선발, 인종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력별 학급편성이 아닌 팀별 학급 편성, 지역사회공동체의 참여를 통해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사회적 평등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었다.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과 교사 간의 실제적 상호존중관계를 만들기 위해 작은 규모의 학교로 운영되고 있었다. 학생들의 생각을 언제든 기록할 수 있도록 허락된 유리창, 교실 수업을 언제든 누구나 관찰 가능하도록 한 교실 복도쪽 전면 유리, 교실마다 설치된 코너도서관, 학생들이 서로 돕고 성장할 수 잇도록 하는 프로젝트 수업, 수업의 목적에 맞게 설계된 교실 모형, 혁신적인 창의력이 돋보이는 프로젝트 산출물 등은 놀라움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High Tech 학교에서 전남의 무지개학교가 추구하는 철학과 일치하는 공통분모를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배움의 공동체 협동학습과 유사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협동학습,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활동 중시, 학생‧학부모‧지역공동체가 함께 교육에 참여, 교사 자율연수를 통한 교수 학습 능력 배양, 학생 신체활동을 중시한 학교폭력을 예방 등이 그것이다.
영어 전공자도 아닌 내가 쉰을 넘긴 나이에 선진 외국 교육 시스템을 경험하러 떠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모험이었다. 대학 졸업 후 27여년 동안 영어라는 것을 가까이 하지 않아서 두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6개월의 미국 생활은 일단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미지에 세계를 향해 떠나는 망설임을 없애 주었다.
또한 현지 가정에서 미국인과의 생활을 통해 철저한 개인주의적인 미국 문화를 경험했다. 나아가 교육에 아낌없이 지원하는 정부와 기부하는 국민들, 최고의 교육환경을 갖추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 조성, 원칙과 질서를 존중하고 지키면서도 모험심과 개척정신이 강한 미국 국민성, 무한한 혁신적 창의력을 이끌어 내는 교육 시스템 등은 오늘날 미국이 강대국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해외 단기연수에 참여했던 전남교사 12명 각자 각자는 모두 개인들에게 많은 성과를 남겼다고 본다. 현지인들과의 교류와 접촉을 통하여 미국 문화를 접하고 이해함으로써 국제적 감각을 갖게 되었고, 영어 교육을 통해서 국제교류와 문화적 소양을 쌓고, 선진 교육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교사로서 성장의 기회를 갖게 되었으리라고 본다.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신 전라남도교육감님과, 전라남도의회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전국의 어느 시도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전남만이 실시하는 교직원 국외연수를 다녀 온지 4개월이 지났다. 한마디로 꿈같은 시간이었다.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지만,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전에 다녀온 소감을 기록하고자 한다.
2015년 8월 23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로 교사 7명, 전문직 5명, 모두 12명은 6개월의 단기 국외연수를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선진국의 교육이론 및 교수 학습 방법 연구를 통한 교육력 제고와 현지 우수교육 현장 체험 및 외국문화 체험을 통한 글로벌 역량 강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저마다 연구 과제를 하나씩 가지고 출발했다. 본인은 미국의 차터스쿨의 우수 학교 견학을 통해 전남의 무지개학교 내실화 방안을 구안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연수는 어학과정 15주, 학교수업 참관 4주, 나머지 현지 적응 및 가을‧겨울방학 등 총 25주 동안 실시됐다. 2인 1가정 홈스테이를 통해 생활, 케네소 대학에서 영어 집중훈련, 애틀란타 풀톤카운티와 귀넷카운티에 있는 초‧중‧고등학교에서의 수업 참관 등이 주된 연수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연수 참여자들은 각자 개인적으로 주말과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여행을 통한 미국 문화와 현지 체험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느낀 소감을 몇 가지 소개 하겠다. 우선 학교 방문(조지아 애틀란타 귀넷, 풀톤 카운티 소재 공립 차터스쿨) 을 통해 배운 점은 첫째, 학교 교육의 엄격함과 공정함이다.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지역적 특성과 안정적인 가정환경이 작용한 탓인지 학생들은 엄격한 학교 규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 초등학생들도 교실이나 복도에서 뛰어다니거나, 소리를 지르는 학생을 찾아 볼 수 없으며, 교사가 지도하는 것을 철저히 따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둘째,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쉬는 시간이 4~5분으로 교실 이동 시간만 주어졌다. 학생이 개인행동을 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고, 화장실도 쉬는 시간에 가는 것이 아니라, 수업 중 교사의 허가증을 받고 가야만 했다. 점심시간 또한 철저한 교사의 지도 감독 하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교사는 하루 6시간 수업 중 5시간을 수업하고, 나머지 1시간만 수업설계를 위해 개인 시간이 주어 질 뿐, 출근하여 퇴근할 때 까지 학생들과 함께 했다.
셋째, 교사는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으며 자율권이 부여된 반면 책임을 강하게 요구 되었다. 학생 평가에 대한 자율권(시험문제에 대한 교장선생님의 결재 없이)이 주어지지만, 매년 6차례의 교사 평가를 통해 재계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평가 내용은 교사 수업과 학생의 학업성취도 결과가 반영되는데 애틀란타의 경우 교사 임용 5년 이내의 이직률이 44%에 이른다고 한다. 학생의 학업 성취도 결과가 교사평가에 반영되므로 학생 학력 향상을 위해 일과 전 혹은 방과 후에 무료로 학생 개인별 보충수업을 해준다. 우리나라의 일과 중 유료 보충수업과 많은 대조를 보이고 있었다.
넷째, 철저한 수준별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중학교는 기본반과 Tag(talented and gifted)로 반이 나뉘며, 영어와 수학과목에 한해서만 Advanced 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고등학교는 기본반, Honors, AP 반의 세 레벨이 있는데 수학‧과학‧예술 과목은 무학년으로 수준별 반편성이 이루어지지고 나머지 과목은 학년별로 반 편성이 이루어졌다.
AP(Advanced Placement)반은 고등학생이 고등학교에서 수강하는 대학학과목으로 우수한 고등학생에게 더 높은 학업의 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이다. 명문대학에서 학생 선발에 활용되며, 이 과정을 주관하는 기관은 College Board이고 시험은 5월에 치루어지는데 5점 만점에 3점 이상 받아야 하므로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부담을 많이 갖고 있었다.
이 외에도 학교 출입문의 엄격한 통제, 다문화 학생에 대한 전문 코디네이터, 교장‧교감선생님의 학생 생활기록부 관리, 초‧중‧고 학교생활기록부 연계, 학년별 전문상담사 배치, 모든 학교에 전담 경찰 배치(초‧중학교 1명, 고등학교 2명), 교사 와 교과의 특성에 맞는 교실 디자인,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춘 학교 방송국과 운동경기장, 활발한 방과후 활동(오케스트라, 밴드, 체육) 등 학생 중심의 교육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모두 충분한 예산 지원으로 교육에 투자하는 미국 정부와 주정부의 노력이 엿보였다.
다음으로 어학 연수를 위해 다녔던 케네소 대학에서 느낀 점이다. 케네소 대학은 애틀란타에서 세 번째로 큰 주립대학으로 변두리에 위치한 대학이다. 첫째, 수업하는 교수의 연령 제한이 없었다. 일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나이와 성별, 인종을 차별하지 않았다. 우리 수업에 들어오시는 분 중 76세의 선생님도 있었다.
둘째, 학생들이 하나같이 학업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케네소 대학은 중하위권 대학이라고 볼 수 있는데도, 일단 학교에 오면 공부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학교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미국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취업이 어려워 대학은 취업 준비를 위한 기관이었다.
셋째, 수업이 끝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비 내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일부 대학에서 볼 수 있는 술문화를 학교에서 찾아 볼 수가 없었고, 간편한 옷차림에 실용적이고 독립심이 강한 대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연수 기간 중 한국어 강좌를 수강한 학생과 결연을 맺어 잠시 한국어 튜터링을 했었다. 한국어 배우기에 열심이었고, 나보다 K-pop 가수와 노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한국에 와서 취업하고 싶어 하는 튜티를 보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주말과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현지 문화 체험과 프로그램에 없는 개인적 학교 방문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얘기하고자 한다. 첫째, 미국인의 대학에 대한 기부문화는 상상 초월이었다. 영하 14도의 낮은 기온과, 미시건 호수에서 불어오는 강풍으로 말로만 듣던 매서운 추위를 이기며, 지하철과 도보를 이용하여 찾아간 시카고 대학은 학교 건물 전체가 중세 유럽 고딕양식으로 거대한 궁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며 나를 압도했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강추위 속에 학교 도서관에서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들을 보면서 노벨상을 80여명 배출한 학교라는 위상을 엿볼 수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기부를 받기에 이렇게 좋은 환경의 학교를 만들 수 있을까? 궁금하여 찾아보니, 미국의 대학들은 엄청난 금액의 기부금을 받고 있었다. 한국은 4년제 대학교를 모두 합쳐도 5천억원에 그치는데 비해 단일 대학으로 하버드 대학은 2014년도 회계 1조2천580억 원을 기부 받았고 시카고대학은 2010년 회계연도 기준 $2억5천 불을 기부 받아 미국 대학 기부금 순위 20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또한 애틀란타에 있는 에모리대학은 미국에서 의과대학이 아주 유명하다. 학교 안에 있는 박물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고대 유물이 있었고, 특히 다량의 미이라(Mummy)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기원전 2,3천년 전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유물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하였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중남미 유물까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모든 유물이 대학 소유물이라는데 더 놀라웠고, 이는 기부자가 많기에 가능하다고 하니 미국의 기부문화가 부러울 수 밖에 없었다.
둘째, 한인 2‧3세에게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전하고,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한인학교들이 있었다. Thanksgiving Day 휴가 기간을 이용하여 뉴멕시코 앨버커키에 있는 한인학교를 방문했다. 해발 1,619m 고지대의 척박한 자연환경과 인구밀도가 매우 낮은 New Mexico Albuquerque라는 도시에서, 한인 약 2,000명인 이민자들은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기 위해 한글학교를 2002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었다. 수강자의 3/4은 직업을 구하기 위해 한글을 배우는 미국인(외국인)라고 했다. 이를 통해 세계 속에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었고, 한국의 문화를 사랑하고 유지 존속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인들의 생활상에서 현재 한국의 모습과 대조적인 면을 비추어볼 수 있었다. 한인회관 한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한글학교의 환경은 열악하고 자료가 빈약해서, 넘쳐나는 우리의 학습 자료와 학습도구를 제공해 줄 수 방법은 없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상부상조로 이민자들에게 힘이 되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애틀란타의 차터스쿨과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조지아주의 정 반대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 위치한 High Tech High 차터 스쿨을 방문했다. 5시간의 비행과 어청난 폭우를 가르며 2시간 운전하고 찾아가서, 하루 250$를 지불하고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견학한 High Tech High 차터 스쿨은 한마디로 Amazing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Charter School로 큰 화제가 되고 있으며 입학을 위한 높은 경쟁률과,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년 간 5천명의 방문객이 찾는 명성이 높은 차터 스쿨이었다.
2000년 The Gary and Jerri-Ann Jacobs High Tech School 학교를 인가 받아 현재 4개의 초등학교, 4개의 중학교, 5개의 고등학교, 1개의 대학원 과정(1년, 2년)을 운영하며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이유가 있었다. 모든 수업이 철저하게 Project Based Learning(PBL)이었다. 학생들을 무한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작품활동에 참여시킴으로써 자료를 찾고, 구성, 발표, 평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작품 출판, 포트폴리오 제작을 통한 학문영역을 높은 수준으로 내면화하고 표현하도록 했다.
또한,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는 미국사회 특성을 반영하여 다양성을 존중하고 통합을 강조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집 주소(Zip Code)를 기반 한 학생 선발, 인종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력별 학급편성이 아닌 팀별 학급 편성, 지역사회공동체의 참여를 통해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사회적 평등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었다.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과 교사 간의 실제적 상호존중관계를 만들기 위해 작은 규모의 학교로 운영되고 있었다. 학생들의 생각을 언제든 기록할 수 있도록 허락된 유리창, 교실 수업을 언제든 누구나 관찰 가능하도록 한 교실 복도쪽 전면 유리, 교실마다 설치된 코너도서관, 학생들이 서로 돕고 성장할 수 잇도록 하는 프로젝트 수업, 수업의 목적에 맞게 설계된 교실 모형, 혁신적인 창의력이 돋보이는 프로젝트 산출물 등은 놀라움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High Tech 학교에서 전남의 무지개학교가 추구하는 철학과 일치하는 공통분모를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배움의 공동체 협동학습과 유사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협동학습,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활동 중시, 학생‧학부모‧지역공동체가 함께 교육에 참여, 교사 자율연수를 통한 교수 학습 능력 배양, 학생 신체활동을 중시한 학교폭력을 예방 등이 그것이다.
영어 전공자도 아닌 내가 쉰을 넘긴 나이에 선진 외국 교육 시스템을 경험하러 떠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모험이었다. 대학 졸업 후 27여년 동안 영어라는 것을 가까이 하지 않아서 두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6개월의 미국 생활은 일단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미지에 세계를 향해 떠나는 망설임을 없애 주었다.
또한 현지 가정에서 미국인과의 생활을 통해 철저한 개인주의적인 미국 문화를 경험했다. 나아가 교육에 아낌없이 지원하는 정부와 기부하는 국민들, 최고의 교육환경을 갖추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 조성, 원칙과 질서를 존중하고 지키면서도 모험심과 개척정신이 강한 미국 국민성, 무한한 혁신적 창의력을 이끌어 내는 교육 시스템 등은 오늘날 미국이 강대국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해외 단기연수에 참여했던 전남교사 12명 각자 각자는 모두 개인들에게 많은 성과를 남겼다고 본다. 현지인들과의 교류와 접촉을 통하여 미국 문화를 접하고 이해함으로써 국제적 감각을 갖게 되었고, 영어 교육을 통해서 국제교류와 문화적 소양을 쌓고, 선진 교육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교사로서 성장의 기회를 갖게 되었으리라고 본다.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신 전라남도교육감님과, 전라남도의회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교육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