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때마침 전날 쏟아진 소나기덕분에 올여름을 달구었던 폭염이 한풀 기가 꺾여 서늘한 바람이 역광장에 찾아들었다.
미리 책을 읽은 1,2학년들이 토론 동아리 회장들의 면접을 통과해서 56명을 토론캠프단으로 선정하여 특별한 독서토론 캠프를 마친 후에 ‘나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토론캠프가 기획되었다.
코레일의 협찬으로 기차표는 10% 할인이 되었으며 공주관광단지의 견학은 모두 무료로 이뤄졌다.
송정역 센터장인 임경필님이 직접 동행하여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해 주었으며 인근의 숙소와 버스 대절도 저렴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16일 아침 8시, 캠프단은 보성역에서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들의 배웅을 받으며 기차에 올랐는데 지리산 사회적 기업 구름마의 대표인 그림책 작가 이승현작가가 4인으로 구성된 모둠마다 찾아다니며 ‘나만의 책 만들기의 장점’에 대해서 학생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두 시간동안 동행한 작가와의 대화로 인하여 학생들은 이제까지 해온 독서토론활동을 토대로 자신들의 작품을 모아 출간으로 이어갈 의지를 다졌다.
논산역에 내린 캠프단은 버스에 올라 공산성으로 향했다. 폭염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문화해설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삼국 중에서도 백제가 문화적으로 가장 뛰어났다는 정약용의 기록을 바라보며 백제의 후손임이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해설사의 해박한 설명으로 백제시대를 몸으로 체험하기 위해서 무령왕릉과 공주국립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리 준비해간 수첩에다 체험한 곳의 사진과 감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미션을 부여하여 더위 속에서도 학생들의 발걸음은 분주했다.
특히 무령왕릉 전시관에서는 관에 들어가서 죽음의 체험을 하기도 하였으며 공주박물관에서는 당대의 인물이 되어 보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과거와 현대가 교차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찬란했던 백제의 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방법에 대해서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첫날의 숙소는 군포시 청소년 수련관이었는데 충남 청양군 화성면 산 속에 위치하고 있었다. 삽상한 바람이 부는 주차장에 내리자 숲 속에 위치한 아담한 팬션들이 눈에 들어왔다. 친절한 수련장 교관들이 캠프단을 반겨주며 한 시간 동안 꼼꼼한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풍경이 좋은 레스토랑처럼 잘 갖춰진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캠프단은 7시부터 강당에 모여 주 텍스트인 ‘살아 있는 귀신’으로 다채로운 독후활동을 펼쳤는데 10시까지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는 모둠활동이 즐겁기만 했다.
작품의 내용을 시나 연극, 네 컷 만화, 웹툰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활동이었는데 5인으로 구성된 모둠에서 모두 자신의 끼를 한껏 발휘하여 다채로운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 시간 정도 준비 시간을 가져서 모둠발표 시간에는 각모둠에서 한명씩 심사위원을 추천해서 11명이 심사를 진행했다.
소설의 내용으로 시를 창작하기도 하고 주인공들의 모습을 초상화로 그리기도 하였으며 전체 내용을 네 컷 만화로 그려서 발표하는 모둠도 있었는데 그 내용이 모두 심오해서 캠프의 효과를 충분히 발휘했다.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의 반응은 “모둠별로 작품에 대해서 충분한 대화를 나누게 되어서 다소 어려웠던 내용들을 깊이 있게 이해했으며 김시습의 금오신화 창작의도와 내용 등을 상세하게 알게 되어서 좋았다.”고 하였다.
한권의 책을 읽는데서만 끝나면 감동은 쉽게 사라져 버리지만 캠프를 통해서 독후활동을 하면 되새기기가 되어서 그 효과가 몇 배나 발휘하게 된다.
학생들이 체험하면서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할 수 있는 휴대용 프린터기를 두 대 가지고 갔기 때문에 독후활동이 끝난 다음에는 사진을 인화해서 수첩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루의 활동에서 얻은 감동을 식기 전에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쾌적한 숙소에는 시원한 바람이 그치지 않아서 밤늦도록 수다가 이어졌지만 수련장의 엄격한 규율로 인하여 12시에는 모두 불을 끄고 꿈 나라로 향했다.
다음 날은 8시에 식사를 마치고 부여 백제문화단지로 향했다. 널따란 부지에 백제시대의 중후한 건물들이 재현된 단지는 하루 종일 머물러도 부족할 듯 하였지만 기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몇 군데만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수려한 백제시대의 탑과 불상 등을 살피면서 백제의 멸망에 대한 안타까움과 정신 계승에 대해서 대화가 이어졌다.
박물관에 갈 때에는 상상력이 가장 큰 준비물이지만 상상을 넘어선 다양한 체험거리는 캠프단이 누리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다양한 역사체험과 더불어 우리 고전 문학의 핵을 이루는 금오신화에 대한 탐색, 그리고 그것을 쓰기 위해서 고심했던 불우한 시인 김시습의 생애를 비판적으로 계승해 나가는 것이 이번 캠프의 열매였다.
학생들이 학습에 덜 쫓기는 틈을 타서 실시한 이번 열차 캠프는 역사와 문학을 접목하여 장소가 주는 생생함을 살린 특별한 기획으로 그 효과 또한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양한 경험들을 살려서 작품을 창작하고 9월에 나만의 책을 발간하여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의 성취감을 배로 늘일 계획이다.
보성고등학교에서 이런 활동이 일회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교내에서 지속적인 독서 프로그램으로 이어져서 학생들이 사고를 더욱 확장시킬 계획이다. 가을을 맞이하여 전교생이 자기만의 책을 손에 넣고 넘치는 성취감을 누리길 기대해 본다.
교육연합뉴스






편집 : 2026.10.24 (토) 03:47




